
[칼럼] 난청은 소리의 볼륨 문제가 아니라,
말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이 먼저 약해진다.
- 브라이언송(웨이브히어링 대표원장) -
난청, 시간이 지나면서 왜 말소리 구분이 점점 힘들어질까?
언제부터인가 귀가 잘 안 들리기 시작한다.
1년, 2년 시간이 지나면서 놓치는 말들이 하나둘 늘어난다.
소리 자체도 점점 약해지는 것 같고, 들린다 싶어도 말소리는 예전만큼 또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특히 식당처럼 사람이 많고 소음이 있는 공간에 가면 이런 불편함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런 이야기는 상담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자주 듣게 되는 말들이다. 내담자마다 상황은 달라도, 호소하는 내용은 놀랄 만큼 비슷하다. 그렇다면 왜 시간이 지날수록 소리는 물론 말소리 구분까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걸까? 다소 전문적이고 복잡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가능한 한 쉽게 풀어서 설명해 보고자 한다.
왜 시간이 지날수록, 말소리 구분이 어려워지는 걸까?
청각학(Audiology)에서는 이 문제를 설명할 때 ‘말소리 분별력’ 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는 단순히 소리를 얼마나 크게 들을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들려오는 말소리를 얼마나 정확하게 구분해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난청으로 보청기 착용을 고려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검사 중에서도, 말소리 분별력 검사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검사 중 하나다. 이 검사는 소리를 키워 주는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귀에서 말소리를 구분해 뇌로 전달하는 청신경 기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검사다.
따라서 검사 결과를 통해, 보청기 착용 후 어느 정도까지 말소리 이해가 개선될 수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남아 있는 말소리 분별 능력을 백분율로 수치화하여 현재 청신경 기능의 상태를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검사라고 볼 수 있다.
말소리 분별력(Speech Discrimination 또는 Word Recognition)은 단순히 소리를 얼마나 크게 들을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귀를 통해 들어온 말소리 정보를 청신경과 뇌가 얼마나 정확하게 해석해 주느냐다. 다시 말해, 볼륨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의 문제에 가깝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말소리 분별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달팽이관 안에 있는 유모세포의 손상이다. 이 유모세포는 말소리를 세밀하게 나누고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손상이 생기면 소리의 높낮이나 말의 미묘한 차이를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소리는 들리지만, 말이 흐릿하게 느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조금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어, 이제부터 이 내용을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해 보려고 한다.
말소리 분별력을 저해하는 요소들
1. 가장 큰 원인: 달팽이관 유모세포의 손상
말소리 분별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달팽이관 안에 있는 유모세포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이 유모세포는 말소리를 잘게 나누고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소리를 증폭하고 정밀하게 조율하는 외유모세포와, 실제 소리 정보를 신경으로 전달하는 내유모세포가 함께 손상될 경우 말소리 이해 능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모세포가 손상되면 소리를 세밀하게 구분하는 능력이 약해진다. 말소리는 서로 매우 비슷한 소리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ㅂ’과 ‘ㅍ’, ‘ㅅ’과 ‘ㅆ’, ‘ㄱ’과 ‘ㅋ’처럼 미묘한 차이를 정확히 구별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세밀한 구분 기능이 약해지면, 소리는 들려도 말이 뭉개져 들리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순음청력검사에서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고 해서 말소리 이해 능력까지 같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말소리의 핵심 정보를 담당하는 고주파 영역의 유모세포가 손상될수록 말소리 분별력은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2. 두 번째 핵심 원인: 청신경 신호의 ‘박자’가 흐트러지는 경우
말소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소리의 크기뿐 아니라, 소리가 전달되는 ‘시간의 정확성’이 매우 중요하다. 말은 연속된 소리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아주 짧은 순간의 차이로 자음과 모음이 구분된다. 이 미세한 시간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청신경이다.
하지만 청신경이 소리 신호를 뇌로 보내는 타이밍이 흐트러지면, 신경 신호가 일정한 박자로 전달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소리가 귀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말소리의 시작과 끝, 자음과 자음 사이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말이 뭉개져 들리게 된다. 그래서 “소리는 들리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라는 표현이 자주 나오게 된다.
이런 경우의 특징은, 소음이 없는 조용한 환경에서도 말소리가 또렷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말소리 분별력이 이미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 보청기로 소리를 더 키워 주더라도 말소리 이해가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는 한계가 존재한다.
3. 노화로 인한 난청; 노인성난청 - 그 본질적인 문제
노인성 난청은 의학적으로 Presbycusis라고 부른다. 이 단어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Presby-'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나이가 든, 노령의’를 뜻하고, -cusis는 ‘듣다’라는 의미에서 파생된 말로 청각 상태를 의미한다. 즉, Presbycusis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청각 변화’를 뜻하는 용어다.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노인성 난청이 단순히 “귀가 늙었다”거나 “고음이 안 들린다”는 뜻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임상적으로 Presbycusis는 달팽이관 안의 유모세포 변화, 청각신경 기능 저하, 그리고 뇌에서 소리를 처리하는 속도의 감소까지 포함하는, 청각 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Presbycusis는 고주파 청력 저하 하나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노화와 함께 청각 신경 체계 전체가 서서히 약해지는 현상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맞다.
이 과정에서 먼저 나타나는 변화 중 하나가 유모세포의 감소다. 여기에 더해, 청신경 축삭 수의 감소도 함께 진행된다. 청신경 축삭은 귀에서 뇌로 소리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 통로인데, 쉽게 말해 여러 가닥의 전화선과 같다. 나이가 들거나 손상이 생기면 이 전화선의 수가 줄어들게 되고, 그 결과 말소리의 세부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중추 청각 처리 속도의 저하다. 이는 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게 되는 현상으로, 특히 빠른 대화나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상황에서 말소리 구분이 더욱 어려워지는 원인이 된다.
4. 중추 청각 처리의 문제
중추 청각 처리 문제는 전체 난청 원인 중에서는 비율이 높지 않지만, 임상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이 경우 귀에서 소리를 받아들이는 기능 자체는 비교적 정상 범위에 있다. 즉, 일상적인 소리나 말소리는 대부분 잘 들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말소리 분별력만 유독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소리는 분명히 들리는데, 말의 의미를 빠르게 이해하거나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특히 대화가 빠르거나,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상황에서는 혼란이 더 커진다.
이런 경우에는 보청기로 소리를 더 키워 주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문제의 원인이 귀가 아니라, 뇌에서 소리를 해석하고 정리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꾸준한 청능훈련이 필요하고, 동시에 본인이 느끼는 불편함의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며 기대치를 조정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귀가 안 들려서 보청기를 했는데 왜 말이 잘 안 들리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원인이 소리를 받아들이는 귀가 아니라, 소리를 처리하는 과정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5. 소음 노출 이력 & 히든 난청(Hidden Hearing Loss)
최근 임상에서 점점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개념이 바로 '히든 난청(Hidden Hearing Loss)'이다. 히든 난청은 말 그대로, 겉으로는 잘 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말을 이해하는 능력’이 손상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 경우의 가장 큰 특징은 명확하다. 일반적인 순음 청력검사에서는 정상 범위로 나타난다. 하지만 식당이나 회의실처럼 사람이 많고 소음이 있는 환경에 들어가면, 말소리가 거의 알아듣기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소리는 귀에서 감지된 뒤, 청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히든 난청은 이 과정 중에서, 소리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 연결 자체가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소음 속에서 말소리를 구분하는 역할을 하는 ‘저자극 청신경 섬유’의 손상이다. 이 신경 섬유가 손상되면, 소리의 존재는 느낄 수 있어도 말소리의 핵심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소음 환경에서 말소리 분별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오늘 설명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말소리 분별력을 가장 크게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은, 와우(달팽이관) 유모세포 손상으로 인한 주파수·시간 해상도의 붕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요인이 청신경 동조 저하, 그리고 중추 청각 처리 문제다.이를 보청기 적합(피팅) 관점에서 임상적으로 해석하면 방향이 비교적 분명해진다.
- 말소리 분별력이 낮고, 청력 손실도 큰 경우
→ 와우 수준의 말초성 문제 가능성이 높다. - 말소리 분별력이 낮은데, 청력 손실 정도에 비해 과도하게 떨어진 경우
→ 청신경 기능 저하나 중추 청각 처리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결국, 보청기 효과를 예측하는 가장 쉬우면서도 강력한 단서는 말소리 분별력 수치다. 단순히 “얼마나 크게 들리느냐”보다, “얼마나 잘 구분할 수 있느냐”가 보청기 만족도를 좌우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 정보 표시
웨이브히어링 | 송욱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56 운현하늘빌딩 2층 | 사업자 등록번호 : 101-86-84215 | TEL : 02-736-9966 | Mail : 08rose@hanmail.net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6-서울종로-0885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브라이언송's 강의노트(iPad)'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웨이브히어링 전국 14개 직영점, 보청기 전문가 역량 평가 워크샵 (11/7~8)진행 (2) | 2025.11.10 |
|---|---|
| 보청기추천, 두 번 사지 않게 해주는 '웨이브히어링 종로본점' 비교 서비스 (0) | 2025.10.16 |
| [브라이언송 칼럼] 치매 막는 힘, 보청기 착용의 황금 타이밍 ; 뇌 건강과 치매 예방의 골든 타임” (0) | 2025.10.01 |
| [브라이언송 칼럼] 보청기센터에서 요구되는 청능사 교육, 왜 도제식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가? (3) | 2025.05.29 |
| 소노바코리아 (포낙보청기)초청: 웨이브히어링 서울 & 수도권 원장단 '인피니오 90' 보청기 착용효과 성공사례 케이스 리뷰 세미나 (0) | 2025.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