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보청기 리테일 기업 Amplifon은 왜 나라마다 매장 상호가 다를까?
스페인 GAES· 미국 Miracle-Ear에서 아시아의 Amplifon까지
글로벌 보청기 소매 브랜드 전략
세계 보청기 시장을 살펴보면 제조사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리테일 기업의 영향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Amplifon(앰플리폰)이다.

Amplifon은 언제 시작됐나?
Amplifon은 1950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영국 출신의 알저넌 찰스 홀랜드(Algernon Charles Holland)가 설립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청력 손상을 겪는 군인과 민간인에게 보청기와 청각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사업의 출발점입니다. 따라서 2026년 기준으로 보면 창업 76년의 기업입니다. Amplifon 공식 기업 연혁
초기 40여 년 동안은 해외 진출보다 이탈리아 내 전문센터 확대와 청각 서비스 체계 구축에 집중했습니다.
Amplifon의 대륙별 성장 흐름
가장 이해하기 쉽게 압축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탈리아 내수시장 구축 → 유럽 진출 → 미국 진출 → 오세아니아·인도 진출 → 중남미·중국 확장 → 제조업까지 수직계열화 추진
시기지역·국가주요 사건의미
| 1950년 | 이탈리아 | 밀라노에서 Amplifon 설립 | 보청기 리테일 사업 시작 |
| 1960~1980년대 | 이탈리아 전역 | 지점망 확대 및 시장 리더십 확보 | 약 40년간 내수 기반 구축 |
| 1971년 | 이탈리아 | Amplifon CRS 연구센터 설립 | 판매뿐 아니라 청각학 연구·교육 기반 확보 |
| 1992년 | 스페인 | Amplifon Ibérica 설립 | 첫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 |
| 1990년대 중후반 | 포르투갈·스위스·오스트리아·프랑스·네덜란드 | 현지 법인 설립과 리테일 기업 인수 | 유럽 다국가 리테일 그룹으로 전환 |
| 1999년 | 미국 | Miracle-Ear 인수 | 북미시장 진출의 결정적 계기 |
| 2001년 | 이탈리아·이집트·헝가리 | 밀라노증권거래소 상장, 중동·동유럽 진출 | 인수 자금과 글로벌 확장 기반 확보 |
| 2002~2003년 | 미국 | Sonus Corporation·National Hearing Centers 인수 | 미국 직영·제휴·프랜차이즈망 확대 |
| 2000년대 중후반 | 독일·영국·아일랜드·벨기에 등 | 현지 리테일 기업 연속 인수 | 유럽시장 네트워크 강화 |
| 2010년 | 호주·뉴질랜드·인도 | National Hearing Care 인수 | APAC 시장에 처음으로 대규모 진입 |
| 2012~2014년 | 튀르키예·폴란드·이스라엘·브라질 | 현지 회사 지분 인수 및 법인 설립 | 동유럽·중동·남미로 권역 확대 |
| 2016~2017년 | 독일·캐나다·프랑스·포르투갈 | 수백 개 매장 추가 인수 | 주요 선진시장의 밀도 확대 |
| 2018년 | 스페인·포르투갈·중남미 | GAES 인수 | Amplifon 역사상 당시 최대 규모의 인수 |
| 2018년 | 중국 | Beijing Cohesion 지분 51% 인수 | 중국시장 최초 진출 |
| 2020년 | 호주 | Attune Hearing 인수 | 호주에서 전문 클리닉 모델 보강 |
| 2021년 | 호주 | Bay Audio 인수 | 호주시장 지배력 강화 |
| 2025년 | 폴란드 | KIND 폴란드 네트워크 인수 | 폴란드 사업 규모 약 2배 확대 |
| 2026년 | 인도 | Amplifon India를 Hearzap에 매각 | APAC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
| 2026년 | 글로벌 | GN Hearing 인수 계약 체결 | 리테일에서 제조·R&D까지 수직계열화 추진 |
대륙 진출의 시간차만 보면
- 1950년 유럽: 이탈리아에서 창업
- 1992년 유럽 해외시장: 스페인 진출
→ 창업 후 약 42년 - 1999년 북미: Miracle-Ear 인수
→ 유럽 해외 진출 후 약 7년 - 2001년 중동: 이집트 사업 진출
→ 미국 진출 후 약 2년 - 2010년 APAC: 호주·뉴질랜드·인도 진출
→ 미국 진출 후 약 11년 - 2014년 남미: 브라질 진출
- 2018년 중남미 대규모 확장: GAES 인수
- 2018년 중국: 현지 합작사 방식으로 진출
Amplifon은 보청기를 직접 연구·개발해 온 전통적인 제조사라기보다, 세계 각국에서 청력검사와 보청기 상담, 제품 판매 및 사후관리를 제공해 온 글로벌 보청기 리테일 그룹이다. 현재 유럽·중동·아프리카, 미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5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세계 최대 보청기 리테일 그룹이면서도 모든 국가의 매장 간판을 Amplifon 하나로 통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는 Amplifon을 사용하지만, 스페인에서는 GAES, 미국에서는 Miracle-Ear, 네덜란드에서는 Beter Horen, 포르투갈에서는 Minisom이라는 서로 다른 브랜드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Amplifon은 왜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 대신 국가별로 다른 간판을 유지하고 있을까?
Amplifon의 핵심 전략은 ‘인수 후 무조건 간판 교체’가 아니다
Amplifon의 글로벌 확장은 새로운 국가에 직접 매장을 하나씩 개설하는 방식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각 나라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춘 보청기 전문 체인을 인수하고, 해당 기업의 고객 기반과 점포망, 전문인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그룹 안으로 편입하는 인수·합병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여기서 Amplifon이 보여주는 특징은 매우 분명하다. 현지 브랜드의 인지도가 충분히 높고 오랜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면 인수 이후에도 기존 상호를 유지한다. 반대로 현지 브랜드보다 Amplifon이라는 글로벌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한 시장에서는 Amplifon 간판을 직접 내건다. 즉, 법인과 경영 시스템은 하나의 그룹으로 통합하되 소비자에게 보이는 브랜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게 운영하는 멀티브랜드 리테일 전략이다.
유럽에서는 Amplifon과 강력한 현지 브랜드가 공존한다
Amplifon의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벨기에, 스위스, 폴란드, 헝가리에서는 주로 Amplifon 간판을 사용한다. 그러나 스페인·네덜란드·포르투갈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 국가 | 주요 보청기 소매 브랜드 |
| 이탈리아 | Amplifon |
| 프랑스 | Amplifon |
| 독일 | Amplifon |
| 벨기에 | Amplifon |
| 스위스 | Amplifon |
| 폴란드 | Amplifon |
| 헝가리 | Amplifon |
| 스페인 | GAES |
| 네덜란드 | Beter Horen |
| 포르투갈 | Minisom |
| 이집트 | Amplifon |
| 이스라엘 | Medtechnica Orthophone |
대표적인 사례가 스페인의 GAES다.
GAES는 스페인 보청기 시장에서 오랜 역사와 높은 인지도를 축적한 전문 리테일 기업이었다. Amplifon은 2018년 GAES를 인수했지만 스페인 매장의 간판을 Amplifon으로 일괄 교체하지 않고 GAES 브랜드를 유지했다. 네덜란드의 Beter Horen, 포르투갈의 Minisom 역시 현지에서 확보한 브랜드 자산을 존중해 기존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사례다.
소비자가 이미 잘 알고 신뢰하는 이름을 없애는 것보다 그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Amplifon의 자본과 구매력, 운영 시스템을 결합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Amplifon은 GAES를 얼마에 인수했을까?
GAES 인수는 당시 Amplifon 역사상 가장 큰 거래였다. Amplifon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최종 인수가격은 약 5억3,000만 유로였다. 2018년 거래 완료 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약 6,800억 원에 해당한다. 2026년 9월 현재 환율로 단순 환산하면 약 8,200억 원대다.
인수 당시 GAES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중남미 등에 약 600개의 판매 거점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직원은 약 1,800명, 연매출은 약 2억1,000만 유로 규모였다. 단순 계산하면 Amplifon은 GAES 연매출의 약 2.5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 셈이다. 하지만 Amplifon이 산 것은 점포와 재고만이 아니었다. 스페인 시장에서 구축한 브랜드 인지도와 기존 고객, 전문인력, 점포망 그리고 중남미 진출 기반까지 함께 확보한 거래였다. 이후 GAES는 스페인에만 머물지 않고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파나마, 멕시코 등 스페인어권 중남미 시장에서도 Amplifon 그룹의 주요 소매 브랜드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 간판은 Amplifon이 아닌 Miracle-Ear
Amplifon은 1999년 Bausch & Lomb으로부터 Miracle-Ear를 인수하면서 미국 리테일 시장에 본격 진입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접하는 Amplifon 계열 보청기 간판은 Miracle-Ear(미라클이어)다. Miracle-Ear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본부는 Amplifon 그룹이 소유하고 있지만 모든 매장을 Amplifon이 직접 소유하는 것은 아니다. Amplifon이 공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Miracle-Ear 네트워크는 약 1,210개의 가맹점과 약 400개의 직영점으로 구성된다.
| 구분 | 점포 수 | 운영 주체 |
| 가맹점 | 약 1,210개 | 독립 가맹점주 |
| 직영점 | 약 400개 | Amplifon·Miracle-Ear 본사 |
| 합계 | 약 1,610개 | 직영·가맹 혼합 |
전체 점포의 약 75%가 가맹점이고 약 25%가 직영점인 셈이다. 따라서 ‘Miracle-Ear는 Amplifon이 100% 소유한 브랜드’라는 표현은 맞지만, ‘모든 Miracle-Ear 매장이 Amplifon 소유의 직영점’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Amplifon은 Miracle-Ear 가맹본부로서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는다.
- Miracle-Ear 브랜드 사용권 제공
- 보청기 제품 및 관련 상품 공급
- 전국 단위 광고와 마케팅
- 상담·피팅·고객관리 교육
- IT 시스템과 운영 매뉴얼 제공
- 가맹점 운영에 필요한 각종 지원
각 매장은 독립 가맹점주가 소유하고 운영하지만 Miracle-Ear의 브랜드와 시스템 안에서 영업하는 구조다.
이와 별도로 미국에는 Amplifon Hearing Health Care라는 사업도 존재한다. 이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단독 보청기센터 간판이라기보다 보험사와 건강관리 플랜 회원을 지역 청각전문가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관리형 헬스케어 사업에 가깝다. 결과적으로 Amplifon은 미국에서 직영점만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직영점과 대규모 프랜차이즈, 보험 네트워크를 함께 운영하는 복합적인 시장 지배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 Miracle-Ear: 50개 주, 1,600개 이상 소비자 방문형 보청기센터
- Amplifon Hearing Health Care: 미국 전역 8,800개 이상 제휴 클리닉을 연결하는 보험·복지 네트워크

아시아·태평양 4개국에서는 어떤 간판을 사용할까?
Amplifon이 직접 리테일 사업을 운영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국,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4개국이다.
엄밀히 말하면 아시아 4개국이 아니라 아시아 2개국과 오세아니아 2개국으로 구성된 APAC 4개국이다.
| 국가 | 주요 보청기 소매 브랜드 |
| 중국 | Amplifon·安湃声 |
| 인도 | Amplifon India (*최근에 인도 로컬 사업자에 매각) |
| 호주 | Amplifon, Attune Hearing, Ear Deals 등 |
| 뉴질랜드 | Bay Audiology, Dilworth Hearing |
※ 인도 사업은 2026년 5월 매각 계약 발표 후, 8월 Hearzap이 인수를 완료하였다.
중국과 인도에서는 Amplifon 자체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다. 반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인수를 통해 확보한 복수의 브랜드를 함께 운영한다. 호주에서는 과거 National Hearing Care를 기반으로 한 Amplifon 브랜드와 함께 Attune Hearing, Ear Deals 등의 브랜드가 공존한다. 뉴질랜드에서는 높은 현지 인지도를 가진 Bay Audiology와 전문 클리닉 성격이 강한 Dilworth Hearing을 유지하고 있다.

우루과이에서도 같은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 Amplifon은 2023년 현지 선도기업 Audical Group을 인수한 뒤 상호를 없애지 않고 Audical, una marca Amplifon, 즉 ‘Amplifon 계열 브랜드 Audical’이라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국가별 브랜드를 하나로 통일하지 않는 이유
Amplifon의 브랜드 운영 원칙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현지 고객이 이미 신뢰하는 브랜드 자산을 보존한다.
보청기는 단순한 전자제품이 아니라 검사와 상담, 적합, 사후관리가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다. 따라서 오랫동안 지역 고객과 관계를 형성한 센터의 이름 자체가 중요한 자산이 된다.
둘째, 인수 직후의 고객 이탈을 줄일 수 있다.
간판과 담당자, 운영방식이 한꺼번에 바뀌면 기존 고객은 자신이 다니던 센터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느낄 수 있다.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면 경영권이 바뀌어도 고객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셋째, 각 나라의 시장 구조에 맞는 사업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직영 B2C 모델, 미국에서는 프랜차이즈와 보험 네트워크,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복수의 전문 브랜드를 운영하는 식이다.
넷째, 겉으로는 여러 브랜드처럼 보여도 본사 차원에서는 구매와 재무, 교육, 데이터, 마케팅과 운영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는 친숙한 지역 브랜드를 보여주면서 내부적으로는 글로벌 그룹의 규모와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글로벌 리테일의 경쟁력은 간판의 통일보다 운영 기준의 통일에 있다
Amplifon의 사례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전 세계 간판이 서로 달라도 그룹의 운영 방향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스페인의 GAES, 미국의 Miracle-Ear, 네덜란드의 Beter Horen, 포르투갈의 Minisom, 뉴질랜드의 Bay Audiology는 이름이 모두 다르다. 그러나 그 뒤에는 Amplifon의 자본력과 제품 구매력, 마케팅, 데이터, 인력교육과 표준화된 고객관리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결국 글로벌 보청기 리테일 그룹의 핵심 경쟁력은 모든 간판을 하나로 만드는 데 있지 않다.

현지 브랜드가 가진 신뢰는 살리면서 상담과 서비스, 교육과 경영 시스템의 기준을 하나로 만드는 것에 있다.
이는 직영점 네트워크와 가맹사업, 그리고 향후 지역 우수센터 인수를 함께 추진하는 국내 보청기 기업에도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지역의 역사와 고객 관계를 존중하되 그 안에 더 강한 운영 시스템과 브랜드 기준을 심는 것. 이것이 Amplifon이 세계 최대 보청기 리테일 그룹으로 성장한 방식이다.
글 · 분석 ㅣ 웨이브히어링 대표 브라이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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