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을 진단 받은 7 개월 영아를 두고 있는 엄마로부터 온 메일 내용입니다. 4가지 사항에 대해서 궁금함을 갖고 문의를 주셨습니다. 보내주신 메일 내용 하단에 저의 생각을 보내드렸습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힙니다. 부모님의 결정에 참고 사항만 될 뿐입니다.
보낸 날짜: 2011-08-01 (오전 12:10)
받는 사람: Brian Song
제목 : 난청진단을 받은 아이 엄마입니다. 여쭤 볼 것이 있어 메일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에 전문가이신 분에 문의하고 싶어서 이렇게 메일드립니다. 바쁘신 와중에, 제 메일 읽어보시고 답변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아기는 2010년 12월 10일 생으로, 서울대병원에서 3번의 ABR 검사와 CT촬영을 했습니다.
1. 1차 ABR (2개월) 왼쪽 80데시벨, 오른쪽 반응없음
2. 2차 ABR (5개월) 양쪽 80데시벨(1KHz), 85데시벨(3KHz)
3. 3차 ABR (7개월) 양쪽 85데시벨(1KHz), 90데시벨(3KHz)
4. CT 결과 (5개월) => 전정도수관확장증, 몬디니 기형(달팽이가 1바퀴 반에서 2바퀴로 보인다는 소견받음)
3차 ABR 검사 후 , 의사 선생님은 인공와우 수술을 해야 하겠지만, 보험 적용엔 못 미치는 수치이니 보청기로 재활하다가 24개월 이후 와우 수술을 고려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때 제가 자비로라도 일찍 와우 수술 시키는게 나은지 물어봤을때는 일찍 하는 것이 좋긴 하지라고 대답하셨구요.
제가 질문 드리고 싶은 것은 아래 몇가지 질문입니다.
Q1. 7개월에 보청기 착용이 늦은 건 아닌가요?
의사 선생님은 아기 고생시킨다고 좀 있다 하자 하셔서, 7개월에 했는데, 보청기하시는 분이 난청 결과를 일찍 알았는데 왜 일찍 안하셨나고 묻더군요. 그리고, 저희 아기는 3일동안 보청기 착용했을때 빼거나 하지 않고 잘 끼고 있는 모습 보니까. 제가 빨리 보청기 착용 시킬 걸 하고 후회가 되더라구요. 알아보지 않고, 아이한테 소리 들을 기회를 주지 않는 듯 해서 미안해요. -.-
Q2. 보청기 착용 후 재활치료의 방향
현재는 아이가 삼성학교 영아반에 40분 수업으로 주 2회 듣구요. 제가 직장을 다녀서, 고모님을 키우시는데, 고모님이 아기랑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려고 합니다. 저랑 남편도 퇴근해서 아이랑 많이 놀아주려고 하구요. 지금 현재 사설 언어치료실을 주 1회 혹은 2주에 1회 다닐까 생각하는데요. 또 짐보리의 뮤직 처럼 영아가 들을 수 있는 일반 음악 프로그램을 주 1회 다닐까도 생각하구요. 재활 치료를 전반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해주면 좋겠다는 의견 이나 추천하실 책 있으시면 말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3. 인공와우 수술 여부 및 수술 시기
다니는 삼성학교에서는 저희 아이 수치로도 충분히 보청기로 재활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셨구요. 의사 선생님은 인공와우를 시켜야 한다고 하구요. 좀 상반된 입장이신 것 같아요. 일단 인공와우를 12개월에 시키는 것과 24개월쯤에 시키는 것의 차이가 어느 정도 일까요? 그리고,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인공와우와 보청기 중 어떤 방향으로 가는게 맞을까요? 사실 24개월이 된다고 해도, 보청기로 충분하다, 와우로 해야겠다 이렇게 판단을 쉽게 내리기 힘들 것 같아요. 추후 어떤 근거들을 바탕으로 저희가 인공와우, 보청기의 선택을 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Q4. 병원 여러군데서 검사할 필요성 여부
간혹 병원마다 수치가 다르게 나온 경우도 있고, 의사마다 견해가 다르기도 한것 같더라구요. 저희는 아이 수면 유도제 먹이는 것 고생시킬까봐, 그리고 ABR이 90%정확한 수치라고 생각하고 서울대 병원만 쭉 다니고 있습니다. 그냥 서울대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는게 나은지, 그래도 다른 병원에 가서 문의를 해보는게 필요한지도 궁금합니다.
질문이 제가 궁금해서 누군가에서 묻고 싶은 것들을 두서없이 나열했습니다. 그래도 전문가 분에게 문의하면, 제가 의사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구여. 아직 난청에 대해 무지한 저에게 필요한 정보라고 판단되시는 것들을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A1. 7개월에 보청기 착용이 늦은 건 아닌가요?
통상 신생아의 경우, 출생 후 난청을 진단받고 빠르게 중재(intervention)에 들어가는 시기가 빨라야 생후 3개월 입니다. 7 개월이 전혀 늦지는 않습니다. 난청을 진단받고 부모가 난청임을 받아들이는 시간도 3개월은 무심코 모르고 지나가는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절대로 늦은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할 뿐입니다.
따라서 늦은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으며 정확하게 진단을 받으셨다면 이에 맞게 준비하고 방법을 찾으시는데 집중하시면 됩니다.
A2. 보청기 착 용 후 재활치료의 방향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보시라는 겁니다. 그리고 주의할 점은 소리를 듣고 언어를 배우는 데는 시간과 단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치 지금 어머님이 프랑스어나 이탈리어와 같은 또 다른 언어를 처음으로 배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언어를 배우는 단계에 있어서 시간이 걸리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많은 엄마들이 잠깐 잠깐 이리저리 언어치료실, 센터 등을 옮기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직 7 개월이니 소리에 가급적 많이 노출을 해줄 수 있는 기회와 소리에 대한 경험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1년에 2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으시고 청력에 맞게 보청기 증폭 상태를 체크하고 조절 받으시길 바랍니다. 보청기를 착용했다고 안심하지 마시고 아이가 소리에 대해 반응하는지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님의 눈에는 소리가 적당히 들어가고 있는지, 보청기에 이상은 없는지 다시 말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수시로 체크를 염두에 두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언어치료 선생님과 진행 상황에 대해서 피드백을 받으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맞벌이를 하시기 때문에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시기 어려우실 줄 압니다만 그래도 함께 있는 동안은 스킨쉽과 당장은 알아 듣지 못하더라도 엄마 목소리를 많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가급적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의 목소리에 더 쉽게 더 금방 반응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사랑을 주시기 바랍니다.
A3. 인공와우 수술 여부 및 수술 시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최종 선택은 부모가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아이의 미래가 포함됩니다. 인공와우라는 것은 이식을 통해서 디바이스(장치)를 신체 내부에 삽입하는 과정이고 심하게 말하자면 아이가 생을 마감할 때 까지 계속 남아있게 됩니다. 인공와우를 한다는 것은 국내에서도 이제는 생소한 수술은 아닙니다. 국내의 경우 20 년 넘게 해온 청력회복의 한 방법이고 기술입니다.
A4. 병원 여러군데서 검사할 필요성 여부
서울대 병원이 국내 최고의 병원 중에 하나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타 병원에서도 진료를 받아보고 싶다 내지는 ‘내 아이가 확실하게 난청이 있구나’ 라는 것에 부모의 입장에서는 100% 인정을 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점에 있어서는 한번 더 다른 병원에 가셔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청각재활을 준비하는 시간을 앞당기는 방법이 될 수 도 있습니다. 누구나 깨달음을 갖고 자신 스스로가 이제는 그렇구나 라고 받아들여진다면 그 다음부터는 뭘 해야 될지 확신이 서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한 말씀 드리자면,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용기를 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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