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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송 칼럼] 보청기, 남아 있는 잔존 청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by 브라이언송 2026. 1. 7.

 

 

[칼럼] 보청기, 남아 있는 잔존 청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 브라이언송 (웨이브히어링) - 

 

 

난청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아직 조금은 들리는데, 보청기를 써야 할까요?”

 

이 질문에는 보청기에 대한 오랜 오해가 담겨 있다.

 

보청기는 완전히 안 들릴 때 쓰는 기기이고, 남아 있는 청력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수많은 난청인을 만나온 경험으로 말하자면, 보청기의 본질은 그와 다르다. 보청기는 잃어버린 청력을 대신하는 기기가 아니라, 남아 있는 청력을 지키고 활용하는 도구다.

 

대부분의 난청은 갑작스럽게 ‘완전한 무청’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특정 주파수 영역부터 서서히 약해지고, 그 사이 사이에 아직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청력이 남아 있다. 이를 우리는 ‘잔존 청력’이라 부른다. 이 잔존 청력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말소리를 이해하는 능력, 대화의 자연스러움, 청각 피로도, 그리고 향후 청력 저하의 속도까지 좌우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문제는 이 잔존 청력이 대부분의 경우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된다는 점이다.

“아직 들리니까 괜찮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실제로는 들리는 영역까지 점점 사용하지 않게 되고, 뇌의 청각 처리 능력 역시 빠르게 위축된다. 청력은 귀만의 문제가 아니라 뇌와 함께 작동하는 감각이기 때문이다.

 

보청기를 이야기할 때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보청기를 ‘소리를 크게 만드는 기기’로만 이해한다는 점이다. 물론 증폭은 필요하다. 하지만 무조건 크게 듣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아직 들리는 영역까지 과도하게 증폭하면 소음 스트레스가 커지고, 청각 피로가 누적되며, 오히려 잔존 청력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보청기 피팅의 핵심은 명확하다. 

 

안 들리는 부분은 정확히 보완하되, 들리고 있는 부분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것. 다시 말해, 잔존 청력을 존중하는 설계와 조정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 균형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고가의 보청기라도 불편한 기기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느끼는 잔존 청력을 살리는 보청기 사용의 조건은 분명하다.

 

첫째, 단순 수치 중심의 검사에서 벗어나 실제 말소리 이해와 생활 환경을 반영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둘째, 사람마다 다른 생활 패턴과 직업, 대화 빈도를 고려한 개인 맞춤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처음부터 모든 소리를 완벽하게 들리게 하려는 접근보다는 단계적인 적응 과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청기는 한 번 맞추고 끝나는 기기가 아니라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한 청력 관리 도구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보청기를 ‘최후의 선택’으로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웨이브히어링에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예전에 진작 시작할 걸 그랬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청력이 완전히 떨어진 뒤가 아니라, 아직 들을 수 있을 때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정리하고 뇌를 자극했더라면 훨씬 편하게 적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이 말은 곧 잔존 청력이 얼마나 중요한 자산인지를 보여주는 현장의 증언이기도 하다.

 

보청기를 늦게 시작할수록 선택지는 줄어든다. 반대로 잔존 청력이 남아 있을 때 시작하면,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여지는 넓어진다. 보청기의 목적은 단순히 ‘크게 듣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청력을 오래, 안정적으로 쓰게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제 보청기를 바라보는 질문도 바뀌어야 한다.

 

“나는 얼마나 안 들리나?”가 아니라
“내가 아직 가지고 있는 청력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선택이 앞으로의 청력은 물론, 일상 속 대화와 관계의 질까지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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