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덴마크 오티콘사의 64채널로 대변하는 신제품 "오픈(OPN)"이 출시된 이후 프리런칭 전문센터로 선정된 저희 웨이브히어링에서는 3주 동안 실제 제품을 무상 대여해서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직접 사용해보면서 제품의 다양한 효과를 누려보는 이벤트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참여자 중 한 고객분(30대 초반의 직장여성) 께서 3주간의 무상대여 이벤트에 대한 감사의 보답?차원으로 피드백(사용후기)을 A4 5장 분량의 메일로 보내주셨습니다. 3주간의 기록을 토대로 F/U(보청기 정기 점검 피팅)시간에 고객 분과 1대1로 장단점을 기록한 사용 후기에 대해서 별도의 미팅 시간을 갖고 항목별로 살펴보았습니다. 이 여성 분이 보내주신 사용후기를 고객 분 동의하에 제 블로그에 오픈하겠습니다. 리얼하게 그리고 세밀하게 3주간 사용해보고 체험해본 오픈(OPN) 사용 기록을 보내주셔서 이 공간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합니다.
64채널 '오픈(OPN)' 시험착용 3주간의 기록
2016/09/27 ~ 2016/10/14 (총 2주 3일)
-작성자: 30대 초반의 직장여성
장점 1) 소리의 반경, 인지
오랜 시간을 귓속형으로 사용하여 익숙해져 있다가 Opn을 사용해보니, 소리의 반경이 상대적으로 넓다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는 인지 노력이 없으면 몰랐을 ‘뒤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이드에서 좀 더 넓은 거리에서 발생하는 잡음도 좀 더 많이 잡아내는 것 같았다. 그 때의 그 기분은 효녀 심청의 아버지가 눈을 떠 보이게 되었을 때의 심정과 완벽히 같지 않아도 몰랐던 소리를 들으니 그 순간 할 말이 없어질 정도로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같은 공간 내의 6~7m 정도의 거리에 있는 분리된 다른 공간에서 상대방이 부르는 소리(큰 소리는 아니고 보통~작은 소리에 해당되는)에 그 어떠한 인지하는 노력을 들이지 않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알아듣고 바로 대답할 수 있었다. 이 부분에서 본인보다 주변사람들의 반응이 제일 좋았다. (만약, 내가 아기를 키우는 엄마라면, 방문이 열린 건넛방에 있는 갓난 아기의 보챔에도 좀 더 반응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비가 내리는 저녁, 차들이 자주 다니는 서울의 시내에서 5m 정도의 거리에 있는 택배기사가 바코드를 찍는 소리도 어렵지 않게 인지할 수 있었다. 그 느낌은 카메라의 자동 초점을 맞추는 느낌과도 비슷했다. 그 순간, 그 느낌이 강렬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비가 우산에 맞는 소리,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소리들이 동시에 들리는 상황).
장점 2) 풍성한 저음, 전반적으로 높은 선명도
오티콘 Opn은 소리를 더 많이 잡아내서 그런지 처음에는 스타키보다는 안정감이 부족하고 정신없는 느낌이 살짝 들었다. 그게 보청기와 안 맞아서 그런 줄 알았는데 일주일 정도 껴보니 이것은 보청기의 문제가 아니라, 평소에 잘 캐치 못했던 주변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그러니, 이것은 안정감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주변에서 발생하여 들리는 소리인 것이고, 내가 익숙해지면 되는 거였다.
또한, 스타키보다 저음을 더 많이 잡아서 들려준다. 같은 음악을 들어도 저음, 베이스쪽이 더 잘 들린다. 스타키를 사용했을 때, 주의 깊게 듣지 못했던 깊고 중후한 저음을 Opn이 들려준다는 것을 음악들을 때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생활 소음(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 심지어는 화장실에서 변기 물 내리는 소리의 마지막까지)도 마찬가지로 ‘소리는 들렸으나 들리지 않았던 것’도 놓치는 것 없이 하나 하나 잡아주는 느낌이 강했다.
그렇다고 해서 주로 저음에 해당되는 남자 목소리에서의 어음분별력이 여자 목소리를 듣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본인에게 있어서 남자 목소리를 듣고 바로 알아듣는 건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것은 상대방의 발음 문제인지, 어음 분별하는 뇌의 문제인지, 어음분별 훈련의 문제인지(?)는 모르겠다. ㅎㅎ
다만, 분명한 것은 본인과 대화해 본 주변사람들은 전보다 더 많이 알아듣는 것 같다고 했다. 정작 나는 들리는 대로 반응하고 그 반응대로 대답했기 때문에 그 차이를 크게 잘 못 느꼈지만, 주변인들은 내게 다시 한번 더 말하는 수고를 크게 들이지 않는다고 오히려 더 좋아했다. 그 전에도 무난하게 대화가 잘 되었지만, 좀 더 확연하게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대화가 좀 더 즉각적으로 가능했다는 느낌을 가졌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장점 3) 블루투스 기능 – 어학 공부
Opn의 블루투스 기능은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자, 어학공부에 있어서 만족한 부분이었다. 귓속형 보청기의 오래된 착용으로 인해 외이도가 약해지고 습기가 차는 상황이 되어 보청기 착용이 힘든 적이 종종 있었다. 보청기를 잠시 빼놓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자주 생기게 되었는데 어학공부를 하는 나에겐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귓속이 아닌 귀를 덮어서 듣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의 형태라면 외이도에 물리적인 영향을 크게 주지 않겠지만, 청력이 약한 내게 있어서 보청기를 빼고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듣자니 볼륨을 키워야 하는 문제 때문에 남아있는 청력 소실이 걱정되고, 그렇다고 해서 그냥 스피커로 크게 듣자니 퇴근하고 아파트 형태의 집에서 공부하는 나에겐 층간 소음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느꼈었는데, 이 부분을 많이 해소시켜준 것이 어학공부에 있어서 이어폰이나 헤드폰 역할을 하는 Opn의 블루투스 기능이었다. 덕분에 늦은 저녁과 밤에도 문제없이 아이폰을 통해 동영상을 청취하며 어학공부를 할 수 있었고, 동시에 외이도의 건강도 수월하게 지킬 수 있었다.
보청기를 끼고 그냥 듣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블루투스를 통해 들으면 소리를 조금 더 모아서 들려주는 게 강해서 인지노력을 덜 들이고 좀더 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장점 4) 아이폰과의 페어링, 프로그램 조작 편의성
아이폰과의 페어링이 잘 된다. 끊기거나 그런 적은 없었고, 전화가 걸려와도 바로 블루투스로 자연스럽게 통화가 가능했다. 아이폰과 5미터 떨어져도, 심지어 1m 정도 더 가서 문 닫아도 블루투스로 연결된 음악소리가 끊기지 않고 들린다.
처음에 블루투스 연결할 때 잘 안 된다 싶으면 귀에서 Opn을 빼고 다시 낄 것이 아니라, 아이폰 내에서 터치 한번으로 블루투스를 끄고 다시 켜보면 된다. 지하철 역사 내에 공사현장이 있어 소음이 지속적으로 크게 들리는 상황이 있었는데, 이것도 역시 아이폰에서 터치 한번에 볼륨을 줄이면 되니 정말 좋았다. “이 모든 것을 한번에!” 라는 카피를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편의성이 높았다. 프로그램 P1으로만 설정되어 있는 상황이긴 했지만, 그래도 특별히 P2, P3.. 세부적으로 다양하게 나눠서 조정할 필요는 크게 못 느꼈다. 그 이유는 소음이 크게 거슬리는 환경을 접하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조용한 사무실, 혼자 사는 주거환경 등). 프로그램을 세부적으로 나눠 설정하는 것은 간담회나 발표회 등을 자주 하는 사람,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유용할 것 같다. 참, 피드백이 신경 쓰일 정도로 들리면, 이것을 프로그램을 통해 조절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 P1 볼륨값 : 아이폰 설정 보청기 볼륨값
-2 : 49% (+7)
-1 : 56% (+8)
0 : 64% (+7)
1 : 71% (+7)
2 :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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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1) 아이폰 외의 ios 기기 페어링/호환 문제
오티콘에서 제시한 아이폰 기종 중, 5s를 사용 중이어서 Opn과의 호환이 잘 되었지만, 아이패드 미니4에는 Opn과 페어링이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10으로 업데이트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미니4에 블루투스로 연결은 된다. 그러나 홈키를 3번 눌러 바로 조정할 수 있는 보청기 설정 관련 창은 로딩대기만 될 뿐, 아무것도 뜨지 않는다. 다만, 오티콘 app을 통해 상황별 설정 및 볼륨 조절, 건전지 잔량 확인이 가능했다.
마찬가지로 아이패드미니4를 가지고 블루투스로 동영상 청취와 음악 청취를 시도해보니, Opn과 연결이 되어 블루투스가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었지만, 평균 1분 간격으로 자주 끊겨져 아이패드를 통한 블루투스 활용은 거의 기대할 수도 없었다. 때문에, 주로 아이폰을 통해 전화통화, 어학동영상 청취와 음악 청취 등을 해결하였다.
아이패드와 같은 다른 ios기기에도 활용 가능하도록 app 개발 및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또한, 비애플기기 -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별다른 스트리밍 장치 없이 쉽게 호환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보청기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갤럭시폰 사용자였다면, 타 보청기보다 Opn이 사양이 월등하다 해도, 블루투스 기능이 있다고 해도 절대 쳐다보지 않았을 것 같다.
건전지 잔량 확인을 통해 미리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어서 편리하였지만, 사용잔량이 조금 들쭉날쭉한 편이었다. 예를 들자면, 새 건전지 끼운 첫 날은 완충상태였고, 첫 날 하루 종일 사용 후 – 둘째 날 늦은 밤에 확인해보았을 땐, 막대기 3분의 1이 줄어져 있었으나, 세번째 날에는 완충표시처럼 막대기가 꽉 채워져 표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 변화가 크게 들쭉날쭉하게 표시되는 편은 아니었지만, 마지막에 건전지가 거의 소진되어있어도 언제쯤 나갈지 몰라 불안하여 빨간 표시가 보이면 바로 교체하였다(외부사람과 미팅 전이라 교체시점을 좀 더 기다리지 않고 바로 건전지 교체한 상황).
위의 상황이 있었지만, 그래도 건전지 교체에 있어서 90% 정도는 대비 가능하여 좋았다. 보통 보청기를 자주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건전지 교체시점을 체득하게 되어 건전지를 휴대하고 다니지만, 그렇지 못한 위기 상황이 꼭 중요한 날에 발생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던 난감한 경험을 떠올려보자면.. 오티콘 app을 통한 건전지 잔량 확인은 자주 확인하고 체크하기엔 무척 유용하고 필수적인 기능임에는 틀림없다.
단점 2) 블루투스 기능 – 통화, 음악 청취
블루투스를 사용하여 동영상이나 음악 청취할 때는 정말 괜찮게 잘 들렸지만, 통화를 하면 음질이 안 좋게 들리는 때가 종종 있었다. 즉, 소리는 들리나, 뭔가 상대방의 목소리가 개운하게 들리지 않고 성능이 좋지 않은 스피커를 사용한 것마냥 들리는 것 같을 때가 있었다(낮게 들렸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럴 때 블루투스를 해제하고 폰을 직접 갖다 대어 통화를 하면 괜찮게 들렸다. 하지만 귀에 갖다 대는 과정마저 불편함을 다소 느꼈다.
개인적으로, 귓속형을 착용하고 통화할 때는 통화하는 자세나 음질에서는 불편함을 느끼는 요소가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귓속형과 달리, 오픈형 보청기는 마이크쪽(정확히는 보청기 본체)과 폰의 위치를 의식적으로 자리잡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듣기 불편한 피드백을 감수해야 하며, 통화모드 전환음도 동시에 들리고, 가끔은 타인의 시선이 신경 쓰일 수 있는 통화 자세이기도 해서 이럴 땐 블루투스가 참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 그런 만큼 블루투스 상태에서의 통화 음질을 개선했으면 좋겠다.
[통화모드 전환음은 귀에 갖다 대고 뗄 때, 아이폰 간편설정 및 app을 통해 전환할 때도 모두 다 전환음이 작동된다.]
Opn의 블루투스 기능은 기존 보청기에게서 접해보지 않았던 기능이라 새로웠고, 특히 어학공부에서 가장 필요했던 기능이었던 데다가 가장 많이 기대한 기능이었다. 예상대로 늦은 밤에 집에서 혼자 공부할 때, 층간소음 문제는 해소되고, 어학공부에 있어서 한층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다.
그러나, 음악을 듣거나 통화를 하면 그 소리가 나에게만 들리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상대방도 내가 무슨 음악을 듣는지, 무슨 내용의 대화를 주고 받으며 통화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소리가 들린다. 볼륨을 줄여봐도, 줄어든 볼륨만큼 작아진 소리를 상대방도 인지할 수 있을 정도였다.
만약 음악 청취, 통화에서의 Opn의 블루투스 기능이 청각장애인에게 좀 더 소리를 ‘집중적으로 모아서’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 발전된 거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헤드폰이나 이어폰의 기능으로서 다른 사람의 존재를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사용자에게만 들리는 목적으로도 한 것이라면, 좀 더 보완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전철 안이나 회사, 공공장소에서는 블루투스를 활용한 통화와 동영상 강의 청취는 꺼려졌다. 블루투스 기능은 혼자 있을 땐 참 유용한 기능이었지만, 공공장소에서 여러명과 함께 있을 때는 불편한 기능이 된 것 같아 아쉽고 또 아쉬웠다.
단점 3) Opn의 소리 출력
전반적으로 조금씩 기계음처럼 들린다. 여기서 확실히 해야 하는 것은 그 기계음처럼 들리는 것이 보청기 브랜드 제품군마다 다른 음질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이 기계음처럼 들리는 것 때문에 처음엔 Opn을 사용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소리를 갈구하게 되는 느낌이 종종 들어 답답했다.
기존 사용제품인 스타키보다는 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조금 더 다양한 많은 소리가 들려서 만족하지만, 좀 더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들렸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다양한 소리를 듣기 위해 기계음처럼 들리는 것을 감수하며 적응할 수 있을 정도의 아쉬움이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에게 말하는 내 목소리도 자연스러운 느낌이 덜하다.
그리고 고음부분이라고 해야 하나? 가끔 고음에 해당되는 어느 부분이 살짝 낮게 들리면서 미세하게 떨리는 것 같다. 그 부분의 소리가 들릴 때, 보청기에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과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것같은 이상한 기분이 든다. 이 부분은 Opn 첫날에 처음 청력에 맞게 셋팅한 것을 다시 재조정한 뒤에도 마찬가지로 계속 발생했다. 이것은 센터에서 조정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Opn의 소리 출력 문제(?)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과 아쉬운 점이 있어도, Opn은 정말 좋은 보청기다. 오티콘사에서 말하는 세계 최초의 사물보청기에 걸 맞는 위치에 있으며, 실제로소음 상황에서의 대처능력 그리고 청취 및 인지 노력 감소에 상당부분 탁월한 도움을 주는 확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한, 블루투스 기능 탑재가 된 주변사물들이 다양하게 많이 출시되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게 된다. 그에 따라 Opn의 유용성과 만족도는 높아지고, 유저 상황에 따른 필요성은 보다 더 절실하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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