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송 인사이트
[브라이언송 인사이트] GAES는 어떤 회사였나? 스페인 보청기 시장을 장악한 70년 리테일 기업의 성장과 매각
브라이언송
2026. 9. 14. 15:53

GAES는 어떤 회사였나?
스페인 보청기 시장을 장악한 70년 리테일 기업의 성장과 매각
세계 최대 보청기 리테일 기업 Amplifon의 글로벌 브랜드를 살펴보면 유독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바로 스페인에서 사용하는 GAES(가에스)다.
Amplifon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중국, 인도 등에서는 자사의 Amplifon 간판을 사용한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지금도 Amplifon 대신 GAES라는 이름이 매장 전면에 걸려 있다.
GAES는 처음부터 Amplifon이 만든 브랜드가 아니다. 1949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창업해 약 70년 동안 성장한 가족기업이었으며, 2018년 Amplifon이 약 5억3,000만 유로를 지급하고 인수한 대형 보청기 리테일 그룹이다.
그렇다면 GAES는 어떤 회사였고, Amplifon은 왜 당시 약 6,800억 원이라는 거액을 지급했을까?
두 창업자의 성을 합쳐 만든 이름, GAES
GAES는 청각이나 보청기를 뜻하는 스페인어 약자가 아니다. 공동창업자 두 사람의 성 앞부분을 결합해 만든 이름이다.
- GA : Juan GAssó Bosch(후안 가소 보스크)
- ES : José María ESpoy(호세 마리아 에스포이)
두 글자씩을 합쳐 GA + ES = GAES가 됐다. 스페인 현지 발음은 우리말로 ‘가에스’에 가깝다.
창업자 이름을 단순하게 조합한 상호였지만, 이후 70년 가까이 스페인 청각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런던에서 가져온 보청기 한 대에서 시작된 사업
GAES의 역사는 194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Juan Gassó와 José María Espoy는 영국 런던을 방문한 뒤 당시 스페인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었던 보청기를 가져오게 됐다. 두 사람은 스페인에도 청력손실을 겪는 사람을 위한 전문적인 보청기 공급과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사실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했다. 그렇게 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 최초의 보청기 전문기업 GAES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해외 보청기를 스페인 시장에 공급하는 유통회사에 가까웠다. 1953년에는 미국 보청기 브랜드 Telex의 스페인 판매권을 확보했고, 1958년에는 Borguñó, Jimeno와 함께 보청기 제조기업 Microson을 설립했다. GAES는 단순한 판매점에서 출발해 보청기 수입·유통, 자체 제조, 전문센터 운영, 인공와우와 의료기기 유통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갔다.
단일 매장에서 글로벌 리테일 네트워크로
1963년 GAES는 바르셀로나에 첫 보청기 전문센터를 열었다. 이후 스페인 전역으로 점포망을 확대하면서 보청기 판매와 청력검사, 적합, 사후관리를 하나의 전문센터에서 제공하는 리테일 모델을 구축했다.
주요 성장 과정은 다음과 같다.

| 연도 | 주요 내용 |
| 1949년 |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GAES 설립 |
| 1953년 | 미국 Telex 보청기 스페인 판매권 확보 |
| 1958년 | 보청기 제조기업 Microson 설립 |
| 1963년 | 바르셀로나 첫 GAES 전문센터 개설 |
| 1993년 | 포르투갈 진출 |
| 1998년 | 칠레 진출 |
| 1999년 | 아르헨티나 진출 |
| 2003년 | 멕시코 진출 |
| 2008년 | 전 세계 약 500개 센터 확보 |
| 2018년 | Amplifon에 그룹 매각 |
GAES의 해외 확장은 언어와 문화가 비슷한 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먼저 인접 국가인 포르투갈에 진출한 뒤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중남미 스페인어권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이는 GAES가 단순한 스페인 국내 체인을 넘어 스페인어권을 연결하는 보청기 리테일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는 의미가 있다.
보청기 판매만 하던 회사는 아니었다
GAES의 핵심은 보청기 전문센터였지만 사업영역은 그보다 넓었다.
첫째, 전국적인 보청기 직영센터를 통해 청력검사와 상담, 보청기 판매 및 적합,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둘째, Microson을 통해 보청기 제조 역량을 보유했다. 유통과 소매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던 것이다.
셋째, 인공와우와 이식형 청각기기, 관련 의료기기 유통사업도 운영했다. 이 때문에 GAES는 보청기센터 체인을 넘어 종합적인 청각 솔루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넷째, GAES Solidaria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으로 청각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지원하고 청각 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활동도 진행했다. 이러한 사회공헌은 GAES 브랜드가 스페인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8년 인수 당시 GAES의 규모
Amplifon이 GAES 인수를 발표한 2018년 당시 주요 규모는 다음과 같다.
| 항목 | 인수 당시 규모 |
| 연매출 | 약 2억1,000만 유로 (한화 약 2,730억원) [2018년 평균환율 기준} |
| 조정 EBITDA | 약 3,000만 유로 |
| 전체 판매 거점 | 약 600개 |
| 스페인 내 판매 거점 | 약 500개 |
| 임직원 | 약 1,800명 |
| 스페인 매출 비중 | 약 87% |
| 해외 매출 비중 | 약 13% |
| 보청기 리테일 매출 비중 | 약 83% |
전체 매출의 약 87%가 스페인에서 발생했고 나머지는 포르투갈과 중남미 시장에서 나왔다. 사업별로는 약 83%가 보청기 리테일이었으며 나머지는 보청기 도매, 인공와우·의료기기 및 제조 관련 사업이었다. GAES는 당시 약 500개의 스페인 판매 거점을 보유한 압도적인 현지 사업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비상장·가족소유 보청기 리테일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Amplifon은 왜 GAES를 인수했을까?
Amplifon은 2018년 7월 GAES 인수계약을 발표하고 같은 해 12월 거래를 완료했다. 계약 발표금액은 5억2,800만 유로, 최종 인수가격은 약 5억3,000만 유로였다. 2018년 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약 6,800억 원, 현재 환율로 단순 환산하면 약 8,200억 원대에 해당한다.
Amplifon이 이처럼 큰 금액을 지급한 이유는 명확했다.
첫째, 스페인 시장을 단번에 장악할 수 있었다
스페인은 당시 세계 10위권의 주요 보청기 시장이었다. Amplifon이 신규점을 하나씩 출점하는 대신 GAES를 인수하면 약 500개의 스페인 점포와 현지 1위 브랜드를 한 번에 확보할 수 있었다.
둘째, 중남미 진출 기반을 동시에 확보했다
GAES는 이미 다수의 중남미 국가에 진출해 있었다. Amplifon은 GAES를 통해 스페인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페인어권 시장까지 연결할 수 있었다.
셋째, 대체하기 어려운 브랜드 신뢰를 확보했다
GAES는 스페인에서 수십 년 동안 광고와 상담, 사후관리 경험을 축적한 대표적인 청각 브랜드였다. Amplifon이 인수한 것은 점포와 매출뿐만 아니라 고객 데이터와 전문인력, 지역 신뢰와 브랜드 인지도였다.
넷째, 구매력과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두 회사의 제품 구매 물량이 합쳐지면 글로벌 제조사에 대한 협상력이 커진다. 또한 IT, 마케팅, 물류, 재무와 본사 기능을 통합해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Amplifon은 GAES 인수를 통해 2021년까지 연간 약 2,000만 유로의 EBITDA 시너지를 기대했다.
GAES의 인수가격은 비쌌을까?
GAES의 인수가격 5억2,800만 유로를 당시 실적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 기준 | 인수 배수 |
| 인수가격 ÷ 연매출 | 약 2.5배 |
| 인수가격 ÷ 조정 EBITDA | 약 17.6배 |
| 예상 시너지 포함 EBITDA 기준 | 약 10.6배 |
표면적으로는 EBITDA의 약 17.6배를 지급한 상당히 높은 가격이었다.
그러나 GAES의 기존 EBITDA 3,000만 유로에 Amplifon이 예상한 연간 시너지 2,000만 유로를 더하면 실질적인 EBITDA는 약 5,000만 유로가 된다. 이 경우 인수 배수는 약 10.6배 수준으로 낮아진다. 여기에 스페인 시장의 지배력과 약 600개의 판매망, 중남미 진출 기반과 브랜드 가치를 포함하면 Amplifon 입장에서는 전략적 의미가 충분한 거래였다.
인수했는데도 GAES 이름을 유지한 이유
Amplifon은 GAES를 인수한 뒤 모든 간판을 Amplifon으로 교체하지 않았다. 스페인에서는 지금도 GAES라는 이름을 전면에 사용한다. 이는 GAES 브랜드 자체가 인수한 핵심 자산이었기 때문이다. 스페인 고객에게 GAES는 단순한 회사명이 아니라 보청기 상담과 사후관리를 떠올리게 하는 신뢰의 상징이었다. 인수 직후 이름을 없애면 거액을 지급하고 확보한 브랜드 자산과 기존 고객 관계를 스스로 훼손할 수 있었다.
따라서 Amplifon은 다음과 같은 방식을 선택했다.
- 소비자에게 보이는 GAES 간판과 브랜드는 유지
- 회사 소유권과 경영 체계는 Amplifon으로 통합
- 제품 구매, IT, 교육, 마케팅과 재무 시스템은 그룹 차원에서 운영
- GAES 브랜드를 스페인과 중남미 시장의 성장 기반으로 활용
겉으로 보이는 이름은 GAES지만 그 뒤의 자본과 운영 시스템은 Amplifon으로 통합된 것이다.
GAES가 남긴 가장 중요한 의미
GAES는 런던에서 가져온 보청기 한 대를 계기로 시작해 약 70년 만에 600개 판매 거점과 1,800명의 임직원을 둔 글로벌 청각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Amplifon은 GAES를 단순한 점포 묶음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오랜 기간 축적된 고객 신뢰와 전문인력, 지역 인지도와 해외 확장 기반까지 하나의 기업가치로 인정했다. 결국 GAES 인수는 약 600개 매장을 사들인 거래에 그치지 않는다.
스페인어권 고객이 70년 동안 축적한 신뢰와 관계를 Amplifon이 인수한 거래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글로벌 보청기 리테일 시장에서 브랜드의 가치는 간판 디자인이나 상호 그 자체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기간 반복된 상담과 적합, 사후관리 경험이 쌓이면서 비로소 고객이 기억하고 다시 찾는 브랜드가 된다. GAES의 역사는 보청기센터의 진정한 기업가치가 단순한 연매출이나 점포 수를 넘어, 지역 고객과 얼마나 깊은 신뢰를 형성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자료: GAES 공식 연혁, Amplifon GAES 인수 발표, Amplifon GAES 인수 완료 발표. 매출과 점포 수는 2017년 실적 및 2018년 인수 발표 당시 기준이다.
글 · 분석 ㅣ 웨이브히어링 대표 브라이언송


사업자 정보 표시펼치기/접기
웨이브히어링 | 송욱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56 운현하늘빌딩 2층 | 사업자 등록번호 : 101-86-84215 | TEL : 02-736-9966 | Mail : 08rose@hanmail.net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6-서울종로-0885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