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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

EVAS(전정수도관 확장 증후군)로 인한 난청, 인공와우이식이 고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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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을 갖고 있는 아동 중에는 소리를 듣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관인 달팽이관의 모양이 정상적인 모양이 아닌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로 에바스(EVAS, 전정수도관 확장 증후군)라는 증후군이 있는데, 며칠 전부터 저와 몇차례 메일을 교신한 언어치료사 선생님으로부터 아동의 와우 이식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습니다. 답을 드리면서 여타의 언어치료사 선생님도 유사한 고민을 하고 계실것 같아서 함께 생각을 나누어 보고자 포스팅합니다.  

아래는 언어치료사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메일 내용인데 공감이 가는 대목이 많습니다. 인공와우 이식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여러 전문가가 부모님에게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결국 결정은 부모가 하게 됩니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사항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아동의 어머님들은 아동에 대해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전문가가 바로 언어치료사 선생님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모님의 고민을 가장 많이 듣게 되고  또 함께 고민을 나누게 되리라 싶습니다. 


아동의 인공와우이식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부모 입장에서 골백번 더 생각을 하고 또 하고 결정을 내리십니다. 왜나햐면 아동이 성인이 되어서 그리고 아동이 삶을 마칠때 까지 인공와우 이식 장치가 아동의 머리속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움, 특히 언어는 시기가 있습니다. 아동 청각학 분야에서 "조기중재(early intervention)"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난청이 있는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청각 자극을 주지 않게되면 언어습득, 언어발달, 학습능력, 사회성에 난청으로 인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질문 주신 언어치료사 선생님의 질문에 답을 드리는 저 역시 인공와우를 집도하는 의사는 아닙니다만, 과거 국내 대학병원 인공와우 이식센터, 호주 & 홍콩 코클리어사 스텝들과 조인하여 인공와우 매핑을 담당하였기에 어렵지 않게 저의 의견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인공와우 매핑을 하면서 이와 유사한 질문, 이런 케이스(에바스를 포함한 내이기형 케이스)를 접했던 시기들이 있었기에 부모님께서 결정하시는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올립니다. 또한 몇 가지 질문들은 청각장애 아동을 치료하는 언어치료사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갖을 수 있는 궁금증이기도 합니다. 몇 차례 주신 메일 내용 길이가 있기에 일부 편집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A에서 언어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언어치료사 B라고 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어서 다짜고짜 메일을 보내게 되었어요 무례했다면 이해해주세요~^^


제가 치료하고 있는 아동 하나가 전정수도관확장증후군으로 인한 난청인데, 만 두돌 쯤 난청이 의심되어 검사를 받고 양이 보청기 착용 후 28개월에 제가 처음으로 언어치료를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청력손실 역치가 60dB 정도로 진단을 받았고 교육하면서 언어연령이 많이 높아져 교육의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고 여겨질 만큼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전정수도관확장 증후군의 특성상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 아이도 역시 월령으로 38-40개월 무렵 청력이 떨어져 80 dB가 나왔고 그 이후 현재(49개월)까지 청력이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청력이 떨어질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어머니께서 한쪽 귀에만 인공와우 수술에 대해 생각해보시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아이가 잘해주고 있으니까, 수술은 시키고 싶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장/단점이 있으니 잘 생각하시고 결정하시라고 말씀드릴수 밖에 없는 입장인데 아무리 언어치료사이지만 청각사가 아닌 이상 보청기나 인공와우 시스템에 대해 완전히 잘 알기란 어려운 일이라 청각 전문가분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메일을 쓰게 되었습니다.
 

현재 수용 및 표현언어검사 (PRES)에서 본인의 월령과 비슷한 48-49개월 수준으로 결과가 나오고 있고 평소 사용하는 언어에서도 TTR이나 MLU도 정상범위입니다.



1) 수술이 꼭 필요한지에 대해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추가질문]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함께 착용하게 되는데 청능훈련할 때 보청기를 아예 착용하지 않고 인공와우 쪽으로만 훈련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경우는 1년까지 보청기를 아예 착용하지 않고 인공와우로만 청능훈련을 받는 것도 보았습니다.


이럴때 2) 청능훈련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보청기를 아예 빼버리고 인공와우로만 하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병행해가면서 인공와우만 끼고, 또 보청기를 함께 착용한 상태에서 번갈아 훈련하는게 나은건지도 선생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3)
인공와우와 보청기를 착용한 경우, 각각 소리에서 어떤 차이가 있나요? 단순 채널 수의 차이인가요? 그러니까 화소가 좋은 카메라와 안 좋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비교할 때와 비슷한 차이인가요? 아니면 소리 자체가 전혀 다른가요? 직접 착용해 보고 차이를 느껴보고 싶을만큼 답답하네요.


와우수술을 한 아이도 집중하지 않으면 어음처리 능력에서 떨어지는 것도 비슷하고 본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집중하지 않으면) 전혀 듣지 못하는 것도 비슷하더라구요. 사실 언어치료사는 청각사들만큼 그 분야로 자세히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질문드려봅니다.





                                                                                   Photo By midsouthtriallawyer.com


 
질문에 차례대로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을 드려보자면,


1) 수술이 꼭 필요한가?

B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자료만 보았을 때, 현재 아동의 청력만 놓고 본다면 80 dB이고, 양이에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동의 언어발달 상태로 보았을 때 문제가 크게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조금더 아동의 미래를 내다보시면 어렵지 않게 답이 나올것 같습니다. 답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그리고 정답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서 뒤 늦게  인공와우를 할 수 밖에 없었을 때 그가서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시기를 놓친것에 대해서 후회 할 수도 있다는 부분입니다.


제 생각은 수술을 하는 것이 현재 아동의 언어발달상황이나, 연령을 고려해서 적정시기 인거 같습니다. 단, 결정은 부모님이 하는 것입니다. 또한 에바스(EVAS) 의 경우 MRI나 CT 촬영을 해보면 해부학적인 문제로 수술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으니, 이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수술을 결정하기전에 인공와우 수술전 검사를 시행해 보시고 담당 의사의 소견도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술을 한다면 시기는 지금이 적기입니다. 학령기에 들어가면 아동이 적응이 힘들수 있습니다.

 


2) 와우 이식후 적응문제 -> Bimodal Hearing 적응문제

아동의 입장에서 본다면, 보청기로 한창 적응이 잘 되어 있다가 청각 디바이스가 보청기에서 인공아우로 바뀌게 되면, 일차적으로 소리가 다르게 들린다는 것에 대한 적응상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공와우 이식 후에 보청기 대신 인공와우를 착용하게 되면 아동의 머리속에 적응되어 있던, 기존에 들리던 소리와 다르게 들린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때문에 한쪽에 인공와우를 이식한 후 적응 상의 문제로 반대편 보청기를 일정기간 착용을 시키지 않는 것을 권고합니다. 개인차가 존재하겠지만, 통상 3개월을 많이 언급합니다.

3개월 이내에 인공와우만 착용시키고 청능훈련, 언어치료를 진행합니다. 그 다음 다시 반대편 보청기를 착용해서 양이 효과(인공와우 + 보청기)를 시도해 봅니다. 그런데 아동의 적응상태에 따라서 3 개월 이라는 시간이 경과된 시점에서 양이착용(bimodal hearing)의 효과를 평가하게 됩니다. 아동의 반응 상태가 좋고 큰 거부감이 없다면 그대로 가면 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전문가(집동의, 청능사, 언어치료사)의 판단에 시기 또는 청각 장치(보청기 또는 인공와우)의 프로그램 상태를 점검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아동이 기기가 달라지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고 그러한 시기가 있겠지만 일정기간만 지나게 되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적응이 됩니다. 그리고 사람의 뇌가 소리를 받아들이는 적응시기가 생각보다 놀랄 정도로 빠르다는 것입니다. 적응이 잘 된 경우에는 아동이 오히려 보청기 보다 인공와우를 선호하게 됩니다. 일단 들려지는 역치의 상승정도가 보청기보다 인공와우가 더욱 높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수술 전에는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십니다. 그러나 시간이 잘 해결해 줄것이고 시간이 한참지나서는 당시의 기우와 걱정 거리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라는것도 느끼게 되시는 그런 날이 꼭 옵니다.




3) 인공와우와 보청기의 소리 차이점


사실 저 역시 직접 보청기를 착용하고 인공와우를 사용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매핑을 통해서 많은 아이들을 만나본 임상 경험과 지식을 통해서 말씀드리자면..두 장치의 소리는 사실 많이 다릅니다.


보청기는 음향적인 자극으로 처리되고 우리의 청각해부기관을 모두 거쳐서 진행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뇌에서 음향 자극(일반적인 소리)이라고 인지하고 그러한 느낌을 받습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이죠. 마치 우리가 스피커를 통해서 음악을 듣거나 강의를 듣는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인공와우를 통해서 듣는다는 느낌은 중성적인 목소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것도 음향적인 것보다는 기계적인 느낌의 소리라고 보시면 이해가 되실까요?


또한 들을수 있는 소리의 주파수 범위도 인공와우가 더 넓습니다. 또한 들려지는 역치의 상승 정도도 인공와우가 더 많이 올라갑니다. 많이 올라간다는 것은 거의 정상인과 같은 정도의 작은소리도 다 들을 수 있는 정도를 말합니다. 작은 소리까지 더 잘 들린다는 것이죠. 이것은 기계의 우수함이 아니라 소리 전달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인공와우는 음향자극으로 진행이 아니라 와우(달팽이관)에 바로 전달하는 전기적인 자극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공와우를 이식하고 이 아동/환자가 얼마나 듣나하고 스피커로 음장검사를 해보면, 40dB 전후까지 역치가 상승합니다. 그런데 고심도 난청의 아동이 보청기를 사용하는 경우 음향자극이기 때문에 역치 상승이 40dB 까지 올라가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리에 대한 음질도 다르고 주변 환경음,말소리 인식에 있어서도 주파수 범위, 역치 상승 정도 등 인공와우가 더 나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소리자체가 음향이 아닌 전기자극으로 달팽이관에 제시되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선생님과 아동 그리고 부모님께서 좋은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기회 되시면 피드백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으로 보내주신 아동이 참 이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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